보험 리모델링, 엑셀 좀 두드려본 사람의 솔직한 고백

보험 리모델링, 엑셀 좀 두드려본 사람의 솔직한 고백

다들 한 번쯤 해봤을 거다. ‘나 가입된 보험이 도대체 뭐가 있지?’ 싶어서 보험 조회 서비스에 들어갔다가 수십 개가 쏟아져 나오는 상황 말이다. 나도 30대 중반쯤, 월급에서 보험료로만 40만 원씩 나가는 걸 보고 현타가 왔다. 주변에선 다들 ‘보장 분석’을 하라길래 나도 해봤다. 이게 겉보기엔 그럴싸한데, 실제 상황은 좀 다르다.

보험료, 얼마가 적당할까?

보통 월 소득의 8~10%가 적당하다고들 한다. 근데 이건 어디까지나 교과서적인 기준이다. 사회초년생 때 멋모르고 가입한 종신보험에 20만 원씩 넣던 시절, 나는 ‘나중에 연금으로 쓰면 되지’라고 자위했다. 하지만 막상 10년이 지나고 보니, 그 돈을 차라리 저축했으면 지금쯤 전세금 보태기에 충분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지점에서 많은 사람이 갈등한다. 해지하면 원금 손실이 무섭고, 유지하자니 매달 생활비가 쪼들린다.

흔한 실수와 현실적인 딜레마

가장 큰 실수는 ‘전부 갈아엎어야 한다’는 강박이다. 보험 설계사들은 보통 현재 보장이 부족하다고 겁을 주며 해지를 권유한다. 하지만 여기서 조심해야 할 건 면책기간이다. 새로 가입하면 다시 처음부터 아픈 걸 보장하지 않는 기간이 생긴다. 내가 예전에 급하게 리모델링을 하다가 이미 앓고 있던 질환이 고지의무에 걸려 결국 보험 가입 거절을 당했던 적이 있다. 그때 깨달았다. ‘기존 보험을 다 깨부수는 게 무조건 정답은 아니구나’ 하고.

실전 보장 분석 가이드

  1. 일단 ‘내보험다보여’ 같은 사이트에서 리스트를 엑셀로 정리해본다. (시간은 넉넉히 2시간 잡자)
  2. 중복되는 특약이 있는지 확인한다. 특히 실손보험 외에 불필요한 특약이 매달 5만 원 이상 나가는지 체크하라.
  3. 내가 낼 수 있는 ‘실질적인’ 여유 자금을 산정한다. 보험은 저축이 아니라 비용이다.
  4. 부족한 부분만 골라내서 보완하는 게 비용 대비 효율이 가장 좋다.

왜 완벽할 수 없을까?

솔직히 말하면, 보험을 완벽하게 세팅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5년 전에 든 암 보험이 지금 시대에는 보장 범위가 좁을 수도 있고, 반대로 지금 가입하려고 보면 보험료가 너무 비싸서 손이 떨리기도 한다. 가끔은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유지하는 게 낫지 않았나’ 하는 의문도 든다. 실제로 지인 중 한 명은 리모델링했다가 오히려 납입액만 커져서 고생하는 걸 봤다. 모든 결정에는 trade-off(상충관계)가 존재한다. 보장을 늘리면 비용이 늘고, 비용을 줄이면 불안함이 늘어난다.

누구를 위한 조언인가

이 글은 보험료 비중이 월 소득의 15%를 넘어가는데, 정작 무슨 보험이 있는지 모르는 사람에게 유용하다. 반면, 보험은 무조건 저축이라 생각하거나, 당장 큰돈 나가는 게 싫어서 아무것도 바꾸기 싫은 사람에겐 이 방법이 안 맞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조언하자면, 지금 당장 무리해서 보험 상품을 찾아보지 마라. 대신 내 보험 목록을 출력해서 형광펜으로 ‘납입 금액’과 ‘만기 시점’만 표시해 보는 것부터 시작하자. 그것만 해도 내 경제적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는 데 충분하다. 완벽한 보험은 세상에 없으니 너무 불안해할 필요도 없다. 때로는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일 때도 있으니까.

댓글 2
  • 실손보험 특약 때문에 매달 5만원 이상 지출하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요. 제가 얼마 전에 엑셀로 정리하니까 훨씬 명확해졌어요.

  • 40만 원씩 보험료라니, 저도 그때는 정말 놀랐어요. 보장 분석을 해봤는데, 결국 필요한 보장만 잘 골라서 가입하는 게 중요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