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차를 잠깐 빌려 타려다 겪은 원데이 보험의 늪

친구 차를 잠깐 빌려 타려다 겪은 원데이 보험의 늪

가볍게 생각했던 친구 차 운전

얼마 전에 친한 친구가 자기 아반떼를 며칠간 세워둘 테니 필요하면 타라고 했다. 장롱면허 수준은 아니지만 평소에 차가 없어서 거의 대중교통만 이용하는 나에게는 솔깃한 제안이었다. 보험은 어떻게 하나 물어봤더니 요즘은 앱으로 다 된다길래 무심코 알겠다고 했다. 막상 당일이 되어서 차 키를 건네받고 보니, 문득 보험 처리가 제대로 안 되어 있으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사고라도 나면 친구한테 씻을 수 없는 잘못을 하는 거니까. 그래서 급하게 휴대폰을 켰다.

DB원데이 보험 가입하려다 마주한 현실

검색해보니 DB다이렉트 원데이 보험 같은 게 많이 보였다. 사실 자동차보험 비교견적사이트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살펴봤는데, 하루 만 원 안팎이면 된다고 해서 안심했다. 그런데 막상 가입 과정을 진행하니까 절차가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차량 번호부터 차대번호까지 일일이 입력해야 하는데, 주차장 한복판에서 차 옆에 서서 그 긴 번호들을 오타 없이 넣느라 땀을 좀 뺐다. 차대번호가 운전석 문틈에 적혀 있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가입 도중에 자꾸 네트워크 오류인지 뭔지 튕겨서 세 번이나 다시 시작했다. 다급한 상황에서 스마트폰으로 작은 글씨를 읽으려니 눈도 침침하고 은근히 스트레스였다.

보험료와 보상 범위 사이의 고민

결제 금액은 대략 8,000원에서 15,000원 사이였다. 어떤 보장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었는데, 대물 한도를 얼마로 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적당히 중간 정도로 타협했다. 요즘 자동차보험료가 계속 오른다는 뉴스를 접해서 그런지, 하루짜리 보험료도 예전보다 비싸진 느낌이었다. 8주룰이니 뭐니 해서 치료비 심사가 강화된다는 기사를 최근에 봤는데, 그런 복잡한 보상 체계를 다 이해하고 가입하기에는 내 머리가 너무 벅찼다. 그냥 사고 없이 무사히 돌려주는 게 최고의 절약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렌트카 보험과는 또 다른 찝찝함

전에 렌트카를 빌렸을 때는 카운터에서 직원이 시키는 대로 자차 포함 옵션을 넣으면 끝이었다. 그런데 내 친구 차를 운전하려니 책임보험이 어디까지 커버하는 건지, 내가 설정한 특약이 충분한 건지 계속 의문이 남았다. 만약에 경미한 접촉 사고라도 나면 나중에 친구 자동차 보험료 할증까지 이어지는 건 아닐지 걱정이 됐다. 마일리지 특약이나 이런 건 친구가 나중에 정산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내가 하루 운전한 것 때문에 계산이 꼬이는 건지 알 길이 없었다. 결국 가입 완료 버튼을 누르긴 했지만, 운전 내내 핸들을 잡은 손에 땀이 났다.

막상 운전하고 나니 드는 생각

결국 목적지까지 별일 없이 다녀왔고, 차도 무사히 반납했다. 보험에 가입해둔 덕분에 큰 걱정은 덜었지만, 솔직히 그 짧은 운전을 위해 쏟은 시간과 에너지가 만만치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친구 차를 빌려 타라고 하면 차라리 택시를 타거나 그냥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 같다. 아니면 아예 내 차를 사든가 해야지, 이런 식으로 남의 차를 잠시 빌려 타는 게 생각보다 마음 편한 일은 아니었다. 보험료가 얼마든 간에 사고가 나면 처리하는 과정에서 겪을 정신적 고통을 생각하면, 차라리 안 타는 게 속 편하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물론 친구는 고맙게도 다음에도 또 타라고 했지만, 나는 아마 거절할 것 같다.

댓글 2
  • 원데이 보험 때문에 걱정이 많았네요. 특히 친구 차를 운전하는 거니까, 예상 못한 상황이 생길까 봐 더 신경 쓰였던 것 같아요.

  • 차대번호가 운전석 문틈에 있다는 거, 진짜 꼼꼼하게 확인해야겠어요. 저는 완전 잊어버릴 뻔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