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 넘게 낸 종신보험 해지 고민하다 멈칫했다

십 년 넘게 낸 종신보험 해지 고민하다 멈칫했다

14년 전 가입한 종신보험의 무게

남편이 2014년에 들어둔 삼성생명 스마트 변액 유니버셜CI종신보험을 두고 요즘 고민이 많다. 당시에는 종신보험이 무조건 필요하다는 주변의 권유와 ‘나중에 연금으로도 받을 수 있다’는 설명만 믿고 덜컥 가입했다. 그게 벌써 10년이 넘었다. 매달 6만 원대의 보험료가 통장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걸 볼 때마다, 솔직히 이게 왜 이렇게 아까운지 모르겠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우리가 맺은 이 보험 계약은 2014년의 그 시절에 멈춰있는 기분이다.

보험료가 계속 오를 거라는 불안감

보험료가 앞으로 더 오를 거라는 말을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남편은 은근히 불안해한다. 사실 지금 내는 금액도 적지 않다. 매달 나가는 돈을 1년으로 따지면 거의 80만 원 가까이 된다. 이 돈이면 차라리 예적금을 붓거나 조금 더 수익성 있는 곳에 투자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특히 작년인가 올해인가, 기사에서 보험사들이 퇴직연금이나 변액보험으로 수익을 내려고 애쓴다는 내용을 봤는데, 정작 우리 같은 가입자들의 보험료가 우리 노후를 얼마나 지켜줄지는 의문이다.

해지냐 유지냐 사이에서 느끼는 피로감

‘내보험다모아’ 같은 사이트에 들어가서 조회를 해봐도 결국 결정은 내 몫이다. 해지하려고 마음먹고 약관을 다시 꺼내보면 무슨 말이 그리 어려운지, 특약은 또 왜 이렇게 많은지 읽다가 지쳐버린다. 500억 원대 중반에 매각된 ABL생명 사옥 기사를 보면서, 이런 대형 보험사들은 부동산 거래도 잘하고 돈도 잘 버는데 내 보험금은 왜 제자리걸음인가 싶어 괜히 억울한 마음도 든다. 솔직히 해지 환급금을 조회해 보면 납입한 원금에 한참 못 미치는 경우가 태반이라, 해지하는 순간 수백만 원을 허공에 날리는 셈이다. 그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나가는 돈을 막는 게 맞는지, 아니면 속는 셈 치고 계속 유지하는 게 나은지 답이 없다.

3대 질병 보장과 실손의 괴리

이 상품에 붙어있는 3대 질병 보장 내용도 참 애매하다. 요즘 새로 나오는 3대 질병 보험들은 보장 범위가 훨씬 넓고 구성도 깔끔하다던데, 10년 전 모델은 확실히 구식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실손 특약이 묶여 있어서 함부로 해지도 못한다. 이거 하나 해지하자고 지금의 실손 보험을 다 갈아엎으려면 그것 또한 일이다. 설계사한테 물어보면 무조건 ‘유지하는 게 이득’이라고 하는데, 그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순수하게 우리 가계 경제만 생각했을 때 과연 이게 최선인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

여전히 결론 나지 않은 고민들

며칠 전에는 우리금융지주와 동양생명 주식교환 이슈 같은 뉴스들이 쏟아지는 걸 보며 보험 업계가 참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걸 다시 느꼈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돈이 오가고 회사가 사고팔리는 동안,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저 매달 착실하게 보험료만 납입하는 건 아닌가 싶다. 어쩌면 보험이라는 게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는 비용이라지만, 그 ‘만약’이 언제 올지도 모르는 채로 10년을 넘게 붓고 나니 이제는 보험사보다 우리가 더 불안하다. 일단은 다음 달 보험료가 빠져나가기 전까지 한 번 더 생각해보자며 서랍에 서류를 다시 넣어뒀다. 아마 이번 달에도 그냥 유지하게 될 것 같다. 왠지 모를 찜찜함만 남긴 채.

댓글 1
  •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시간 지나면 보험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져요. 특히 지금처럼 금리 상황이 좋지 않으면, 투자처를 더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