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설계안 보다가 1인실 입원일당 금액 보고 놀랐던 날

보험 설계안 보다가 1인실 입원일당 금액 보고 놀랐던 날

처음에는 그냥 보험료나 좀 줄여볼까 싶었다

몇 달 전부터 매달 나가는 보험료가 아까워서 정리를 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별생각 없이 20대 때부터 가입했던 보험들을 쭉 나열해 보니 도대체 내가 왜 이런 특약들을 다 넣고 있었나 싶은 것들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그냥 아는 지인이 해준 거라 믿고 뒀던 건데, 요즘은 워낙 다이렉트 보험도 잘 되어 있고 해서 굳이 이렇게 비싼 돈을 낼 필요가 있나 싶더라. 그래서 설계안을 새로 받아보고 비교해 보기로 했다. 근데 막상 설계사분이 보내준 제안서를 보는데 이상한 게 눈에 띄었다. 질병입원일당 항목이었는데, 금액이 내가 알던 수준이 아니었다. 상급종합병원 1인실 입원 시 하루에 60만 원에서 70만 원까지 보장한다는 문구였다. 처음엔 내가 숫자를 잘못 본 줄 알았다.

1인실 입원비가 왜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높게 잡히나

이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금액인가 싶어서 검색을 좀 해봤다. 요즘 보험사들이 1인실 입원일당으로 거의 치킨게임을 하고 있다는 기사들이 수두룩했다. 상급종합병원 1인실은 보통 비급여라 병원비가 엄청나게 나오긴 하지만, 그래도 하루에 70만 원씩 받는 건 좀 지나치지 않나. 나도 1인실을 써본 적이 있지만, 그때는 실손보험에서 어느 정도 커버가 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이건 아예 일당으로 그만큼을 준다는 거다. 보험사가 미쳤나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내가 아플 때 이만큼 나오면 오히려 돈을 버는 구조인가 싶어 솔깃하기도 했다. 참 사람이 간사한 게, 처음에는 과잉 진료를 부추기는 게 아니냐며 혀를 찼으면서도 정작 내 보험 설계안에 이게 들어가 있으니까 은근히 든든해 보였다.

병원 갈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도 특약을 못 빼겠다

사실 입원일당이라는 게 평소에는 정말 쓸모없는 돈 먹는 하마다. 건강하게 살면 평생 한 번도 못 받고 내 보험료만 올리는 주범이다. 그런데 막상 ‘상급종합병원 1인실’이라는 단어를 보니까 마음이 흔들린다. 내가 진짜 큰 병에 걸려서 대학병원 1인실에 누워야 할 상황이 온다면 그때는 정말 저 돈이 도움이 될 것 같거든. 특히나 요양병원이나 욕창 치료 같은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 정말 급하게 종합병원에 입원해야 할 때 다인실 자리가 없어서 1인실로 들어가야 하면 그 비용이 꽤나 부담스러우니까. 며칠만 입원해도 병원비로 몇백만 원이 날아가는데, 저 특약이 있으면 그 걱정은 좀 덜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다이렉트 보험이랑 설계사 제안서 사이에서 고민만 늘었다

결국 고민만 하다가 결론을 못 내렸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다이렉트 보험들은 이런 고액 일당 특약을 잘 안 넣어주는 것 같고, 설계사가 보내준 건 보장은 좋은데 전체적인 보험료가 너무 비싸다. 그냥 기본 보장만 깔끔하게 유지하고 싶었는데, 자꾸 저런 강력한 특약들을 하나둘씩 끼워 넣다 보니 월 납입 보험료가 10만 원을 훌쩍 넘긴다. 보험사들이 왜 이렇게 무리해서까지 고액 입원일당 경쟁을 하는 건지 이해가 가면서도, 정작 가입하는 입장에서는 이게 덫인지 기회인지 헷갈린다. 결국은 단기 실적을 위해서 보험사가 미래를 팔아 오늘을 메꾸는 전략이라는데, 그게 맞는 말인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머리가 복잡해서 이번 달은 아무것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두기로 했다.

이게 진짜 나를 위한 보장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문득 드는 생각이, 내가 과연 1인실 입원일당을 받으려고 보험료를 꼬박꼬박 내는 게 맞는 건가 싶다. 예전에는 그냥 암 진단비나 수술비 정도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보험 트렌드는 왜 이렇게 갈수록 자극적이고 단기적인 보장에 집중하는지 모르겠다. 누군가는 상급종합병원 1인실 특약이 필수는 아니라고 하고, 또 누군가는 하나쯤 있으면 심리적으로 편하다고 한다. 며칠을 고민했는데도 딱히 정답이 없는 것 같다. 그냥 나중에 진짜 아프게 됐을 때, ‘아 그때 그 보험 들걸’ 혹은 ‘괜히 보험료만 날렸네’ 둘 중 하나가 되겠지. 보험이라는 게 참 그렇다. 미래의 나를 위해서 준비하는 거라는데, 왜 이렇게 현실의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드는 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일단 이번 주말에는 보험 증권이라도 다시 한번 꼼꼼하게 읽어봐야겠다.

댓글 1
  • 1인실 입원일당 금액이 실제로 그렇게 나올 수 있다는 게 놀랍네요. 제가 얼마 전에 1인실에 꽂혀서 설계 상담을 받았는데, 그때 이런 부분까지 고려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